31일(현지시간) 박지성은 잉글랜드 런던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9-2010년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정규시즌 24라운드 강호 아스널과의 원정경기에 선발출장, 2-0으로 앞선 후반 7분 승부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터뜨리며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박지성은 올 시즌 9경기 출전 만에 첫 골의 감격을 누렸다. 지난 2009년 5월 열린 아스널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원정경기 선제골 이후 무려 9개월만이다.
아스널은 EPL을 대표하는 '빅4' 중 하나로 손꼽히는 강호다. 유독 아스널만 만나면 신바람을 내는 박지성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이날 박지성의 한방은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버릴 만큼 인상적이었다. 박지성은 중앙선부근에서 마이클 캐릭의 기막힌 로빙패스를 이어받아 그대로 단독 드리블을 치고 들어갔다.
로빙패스 한방으로 아스널 수비진이 완전히 붕괴된 상황이라 페널티지역까지 역주했을 때는 거의 골키퍼와 1:1 상황이었다. 박지성은 더 이상의 주저함이나 실수는 용납할 수 없다는 듯 날카로운 킬러본능을 발휘, 오른발 슈팅을 꽂아 넣었다. 각도를 좁히러 나온 골키퍼의 오른쪽을 강하게 스치고 지나가 골문 왼쪽을 절묘하게 찌르는 멋진 골이었다.
침묵하던 박지성이 웃자 맨유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웨인 루니를 원톱에 놓고 박지성과 나니를 각각 좌우날개로 포진시킨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전술이 빛을 발한 하루였다.
공격 3인방이 나란히 한 골씩을 올린 이상적인 경기결과였다. 맨유는 전반 33분 루이스 나니의 원맨쇼에 이은 골키퍼 자책골로 선취 득점했다. 기록상 골키퍼의 자책골로 판명 났지만 사실상 나니의 골이나 다름없는 장면이었다.
4분 뒤인 전반 37분에는 웨인 루니가 올 정규리그 20골 및 프리미어리그 데뷔 통산 100호골을 자축하는 2번째 축포를 쏘아 올렸다.
후반 들어서는 과감한 드리블에 이은 박지성의 쐐기골로 3-0까지 달아나 경기막판 1점을 따라붙은 아스널을 보기 좋게 눌렀다.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추가한 맨유는 17승2무5패, 승점 53점으로 1경기를 덜 치른 선두 첼시(17승3무3패, 승점 54점)를 바짝 추격했다. 반면 아스널은 15승4무5패, 승점 49점으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이날 홈에서 맨유를 꺾고 리그 2위로 도약하겠다던 아스널의 꿈이 박지성의 발끝에 의해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정재호 기자, kemp@ukop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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